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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확행’, ‘아무튼’은 상표등록이 가능할까요?

작성자 관리자 날짜 2020-10-12 11:18:06

소확행’, ‘아무튼’은 상표등록이 가능할까요?

길고 긴 여름이 끝났습니다. 5월말부터 시작된 더위에 몸도 마음도 다 지쳐버려 가을이 정말오기는 하는 걸까 하고 불안해하던 어느 날 갑자기 여름이 끝나고 아침저녁으로 서늘한 날씨가 되었습니다. 최소 한달에 한번은 올리려던 글을 이제야 올리려니 변명이 필요한가 봅니다.

요즘은 축약어가 대세인 것 같습니다. 그 중 ‘소확행’은 ‘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이라는 구절의 첫 글자만 결합하여 만들어졌는데, 다양한 의의와 의미로 널리 사용되고 있습니다. 그런데 ‘소확행’은 상표등록이 가능할까요?

출원의 이력을 살펴보면, 제5류(의약품 등)에 출원된 적이 있으나, ‘거래업계에서 다수인이 사용하고 있어 공익상 특정인에게 독점시키는 것이 적합하지 않다’는 이유로 거절이 확정되었습니다. 하지만 한편, 2014년경에 ‘제29류의 상품들을(소고기, 육가공식품등) 지정하여 출원된 ‘소소한 행복’이라는 상표 등록에 이르렀습니다. 좀 아리송합니다.  ‘소확행’이라는 단어가 제5류의 ‘각종 의약품’과 관련한 거래업계에서 진정으로 다수인이 사용하고 있는 표장에 해당할까요? 심정적으로는 한 사람에게 상표등록을 독점하게 해서는 안될 것 같은 생각이 들기는 하지만, 제5류의 ‘의약품’ 등과 관련하여 ‘소확행’의 상표등록을 허용하면, 일반 사람들이 이러저러한 경우나 상황에서, 즉 일상 생활에서 ‘소확행’이라는 단어를 자유롭게 사용하지 못하게 될까요? 그렇지는 않을 것입니다. 제5류의 의약품 등에 ‘소확행’이 상표로서 등록된다고 하더라도 사람들은 ‘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을 주는 다양한 ‘경험, 취미, 등’을 표현하는데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을 것입니다. 따라서 ‘의약품’ 등 한정된 지정상품들에 ‘소확행’을 상표로 등록하여 독점적으로 사용한다고 하더라도, 일반인이 ‘소확행’을 일상생활에서 자유롭게 사용하는 것이 제한되는 것은 아니므로, 이러한 논리를 잘 주장하여 등록을 다투어 볼 수도 있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도 듭니다.  

위와 유사하게, ‘아무튼’이라는 용어가 자주 사용됩니다. 과거에는 사소하고 사적인 느낌의 단어나 표현들은 공적으로는 잘 사용되지 않는 추세였으나, 공적인 생활과 사적인 생활의 구분이 갈수록 애매모호해지는 요즈음 그러한 사소함을 표현한 언어들이 많은 주목을 받으면서 유행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아무튼’의 사전적 의미는 ‘의견이나 일의 성질, 형편, 상태 따위가 어떻게 되어 있든’이지만, 묻지도 따질 필요도 없는 너와 나의 사소한 즐거움, 열정, 의지, 취미, 소일거리 등’을 다 아우를 수 있는 경우로 무한히 확장되어 다양하게 사용되고 있습니다. 투정을 부리는 어린 아이가 엄마에게, 혹은 이제 막 시작한 사랑에서 상대가 ‘아무튼~’ 하며 조른다면, 조건없이 받아주고 동의해 줄 것 같은 그런 사랑을 표현한 단어라서, 생각할 수록 정감이 갑니다.

그중 ‘아무튼’ 서적 시리즈가 상당한 많은 인기를 누리고 있습니다. 저도 ‘아무튼’ 시리즈 중 ‘아무튼, 식물’을 구입하여 상당히 흥미롭게 읽었습니다. ‘아무튼’은 상표등록이 가능할까요?

아무튼’의 경우도 위 ‘소확행’과 유사한 이유로 거절되어 등록에 이르지 못했습니다. 물론 ‘아무튼’을 누군가가 독점해버려서 자유롭게 사용할 수 없게 된다면, 섭섭하고 부당할 것 같은 생각이 들기는 마찬가지입니다. 하지만, 경우에 따라서는 일부 한정된 상품이나 서비스업과 관련해서 상표등록이 되어 독점적으로 사용된다고 해도, ‘아무튼’의 사용 범위와 용도가 확장될 수 있는 단어이므로 사용에 크게 제한이 되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

상표는 많은 경우 ‘창작’보다는 선택의 결과입니다. 물론 ‘google’(‘googol’이라는 존재하는 영어단어에서 착안하여 창작되었다고 합니다)과 같이 창작된 상표들도 있습니다. ‘Apple’ 혹은 ‘사과’는 아마 세상에서 사람들이 가장 많이 사용하는 단어일 것입니다. 영어를 처음 소개하는 많은 교재 및 영상물에서 영어 알파벳 ‘a’와 ‘ㅣ’의 발음을 설명하기 위해 ‘apple’을 사용합니다. 우리나라과일 중에서 ‘사과’가 아마도 가장 많이 팔리는 과일 중의 하나일 것입니다. 하지만 다 알고 있듯이.  ‘컴퓨터, 핸드폰’ 등의 상품들에 ‘apple’이 상표로 독점 등록되어 현재 저명한 상표로 사용되고 있지만, 사람들은 여전히 ‘apple’이나 ‘사과’를 일상생활에서 제한없이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습니다.

이미 존재하는 표현이나 단어들 중에서 어느 하나를 골라 자신의 상표로 선택한다면, 그 단어가 이미 취득한 이미지, 기억과 인상들로 인하여, 소비자들에게 빠르게 다가갈 수 있지만, 그 이면에는 타인이 취득한 성과를 자신이 무임으로 이용하는 것은 아닌지, 일반인이 느끼는 ‘형평성, 공정성’을 훼손하는 것은 아닌지에 대한 세심한 주의가 필요합니다. 만약에 공들여 상표를 창안했다면, 이후로 그 창작물에 새로운 의미와 이미지를 부여하고 인지도를 높이기 위하여 많은 노력, 시간, 비용이 들겠지만, 성공한다면 이 세상에 단 하나 밖에 상표가 되어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소중한 가치를 지닌 브랜드가 될 수도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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